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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 the Los Pyrenees버킷리스트/(Camino)산티아고 순례길 2020. 8. 31. 17:35
이날은 피레네 산맥을 하산하는 날이었다.
비록 나폴레옹 루트로 올라가진 못했지만 순례길 중 몇 없는 높은 산을 하나 넘었다는 거에 만족했다.
빨래 말리는중 전날 저녁에 세탁기를 돌리고 새벽에 일어나서까지 건조기를 돌렸는데 건조기가 고장 났는지..
빨래가 하나도 마르지 않았다.
우리는 일어나자마자 동훈이가 챙겨 온 드라이기로 빨래를 말리기 시작했다.
세탁기를 네 명이서 같이 돌린 거라 드라이기도 넷이서 돌아가면서 썼다.
에마랑 아침 기다리는 중 조식은 역시나 서양식이었다.
식빵, 버터, 잼, 우유, 커피, 주스 등.. 평소에 먹던 양이 있어서 이 정도 먹고는 힘이 안 날 거 같았다.
이른 아침 다시 출발 결국엔 옷을 다 말리지 못한 채 가방에 걸고 출발하기로 했다.
이때 다이소에서 옷걸이를 사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입고 있는 옷도 마르지 않은 옷이었는데 이때부터 불편함에 익숙해지자.
이 또한 즐기자라는 생각을 했던 거 같다.
여기 기준으로 산티아고 대성당까지 790km 정도 더 가야 한다.
갈 길이 멀다.
워킹데드에서 나올법한 마을. 삶의 여유가 느껴지는 일상같아 보였다. 지나가던 마을 하산하는 길에 조그마한 마을을 지나쳤다.
사람들은 거의 안보였지만 산 위에 있는 마을이라 그런지 아담하고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산 중턱에서 조던 목장 마을을 지나면 평야가 나오는데 쉬고 사진 찍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다.
공기도 좋았고, 날씨와 풍경도 너무 좋았다. 흡사 대관령에서 찍은 사진 같았다.
아버지와 딸 생장에서 만나서 산티아고까지 함께 걸은 일행 중에 부녀지간이 있었다.
함께 걷는 내내 부럽기만 했고 나도 나중에 자녀들과 함께 걸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걷는 두 부녀의 뒷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휴식 점심 장소 카미노 비석 그렇게 우리는 피레네 산맥을 넘어 다음 마을인 주비리( Zubiri )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주비리 ( Zubiri )
주비리 사립 알베르게 우리가 원래 가려던 공립 알베르게는 여기서 2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처음에 그곳으로 갔다가 비수기라 운영을 안 한다고 해서 마을 입구에 있던 사립 알베르게로 왔다.
조식 포함한 숙박비는 알베르게 치고 약간 비싼 편이었지만 시설이나 위생이나 알베르게 중 거의 최고였다.
로빈슨, 키아 먼저 도착한 로빈슨과 키아는 이미 피크닉을 즐기고 있었고
카를로스 뒤늦게 도착한 카를로스는 장 보러 가다가 마주쳤다.
테라스에 있는 에마, 동훈, 기석 와인 먹고있는 키아, 술 안먹는 채연이 어머니와 영상통화중인 로빈슨 전날 묵었던 론세스바예스와는 다르게 주비리 알베르게는 매우 편안하고 할 수 있는 게 많았다.
짐을 풀고 씻고 함께 저녁을 먹기 전까지 각자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에 충분했다.
와인 전문가 에마 알베르게 뒤 동네 슈퍼 오늘은 에마가 이탈리아식 파스타를 요리해준다고 했다.
에마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아버지 레스토랑에서 셰프로 일한다고 했다.
첫인상과 너무 다른 직업을 갖고 있었다.
에마 채연이 아버지, 에마 한국식 볶음밥과, 이탈리안식 파스타 그리고 스페인 와인 자기 전 카를로스와 한 장 불편하고 찝찝했던 어제보다 좀 더 나은 환경에서 행복한 식사를 했다.
모두가 이렇게 순례길에 적응해 가는듯했다.
(2019.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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