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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Camino de Santiago버킷리스트/(Camino)산티아고 순례길 2020. 8. 2. 22:54
Leica Q, Summilux 28mm f/1.7 ASPH 벌써 다녀온 지 1년이 훌쩍 지났다.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친구가 갑작스레 가자고 해서 생각 없이 알겠다고 했다.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은 완주하려면 약 한 달 또는 그 이상의 기간 동안 걸어야 하기 때문에 방황하던 나에게 인생 전환점이 될 거라는 기대감과 자기 합리화를 갖고 순례길 여정에 올랐다.
산티아고 순례길이란?
일단 나는 종교를 믿지 않는다. 위치는 남미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가 아닌 스페인 북서쪽에 위치해 있다. 종교적으로 로마, 예루살렘과 함께 세계 3대 성지로 알려져 있다.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야곱이란 이름이 생소하게 들리진 않을 거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이었던 성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북서쪽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로 향하는 길이다. 순례길에도 코스가 여러 가지 있는데 나는 제일 대표적이고 잘 알려져 있는 프랑스 길(Camino Francés)을 선택했다. 그밖에도 포르투에서 출발하는 포르투갈 길, 세비야에서 출발하는 세비야 길, 스페인 북부에서 출발하는 북쪽 길 등 코스는 생각보다 많다. 이 중 포르투갈 길과 북쪽 길은 바다를 끼고 걸을 수 있어서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을 해주고 싶지만 나도 가보지는 못했다.
위 지도에 하단으로 횡단하는 붉은 선이 내가 걸었던 프랑스 길로 거리는 약 800Km 정도 된다. 프랑스 길은 프랑스 남부 생장 피드 포르(Saint-Jean-Pied-de-port)에서 순례자 여권(Credencial)을 발급받고 출발한다. 첫날부터 프랑스-스페인 국경에 있는 피레네 산맥을 올라 산 위에서 하루 묵고 바로 스페인 땅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까지 약 한 달간 먹고, 자고 걷기만 하면 된다. 생각도 좀 하고. 대표적인 이름은 프랑스 길인데 단 하루 프랑스에 머물렀다.
잠은 어디서!?
Zubiri 마을 사립 알베르게 스페인어로 숙소를 알베르게(Albergue)라 부른다. 순례길 거의 모든 마을마다 알베르게가 있다.
보통 성수기에는 대부분의 알베르게가 열려있지만 내가 갔던 시기에는 비수기(2월~3월)라 그런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국립 알베르게는 가끔 기부제로 운영하는 곳도 있었고, 거의 사립 알베르게에서 머물렀다. 하루 숙박비용이 최소 6€에서 최대 15€로 평균 8~10€ 정도였다. 숙박비가 비싼 곳은 대게 조식이 포함된 가격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알베르게는 연박이 안된다. 다음 순례자들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몸 상태가 안 좋은 게 아니라면 잘 안 해주거나 청소시간에 짐을 빼고 체크인 시간에 다시 가져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시설 위생 상태는 10중 8곳은 좋고 2곳은 지저분하다.
준비물과 비용
딱 필요한 거만
1. 돈 ( 유로와 신용카드,체크카드 - 역시 돈이 가장 중요하다. )
2. 여권 ( 분실 대비 사본 - 어떤 여행이든 분실이나 도난 우려가 있으므로 사본은 필수 )
3. 침낭 ( 가볍고 따뜻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 - 참고로 베드버그 때문에 침대, 배게 커버는 거의 비치되어 있다. )
4. 배낭 ( 등, 허리받이와 어깨끈이 편한 게 최고 - 50L+10L 챙겼지만 솔직히 40L 정도면 충분하다. )
5. 등산화 또는 트래킹화
6. 등산 스틱 ( 있고 없고 차이가 엄청 크다. 정말; )
7. 여분 운동화 또는 슬리퍼 ( 둘 다 챙김 - 무조건 가벼운 걸로 )
8. 고어텍스 재킷 ( 바람막이 )
9. 우의 ( 필 수 )
10. 후리스 또는 경량 패딩 ( 둘 다 챙김. 그러나 후리스 추천 )
11. 기능성 티셔츠, 등산바지
12. 추리닝 ( 잠옷용, 활동용 )
13. 속옷, 양말 ( 발가락 양말 필요성 못 느낌 )
14. 세면도구, 수건, 스킨로션
전문 카페에도 많이 나와있지만.. 일단 정말 필요한 것만 적었다. 차나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은 따로 챙겨가면 좋을 거 같고 나는 텀블러, 개인 물병을 가져갔다가 무거워서 버렸다. 발가락 양말의 필요성도 정말 개인차가 크다. 여분 티셔츠 2장, 수건 2장, 속옷 3장, 양말 3켤레 정도 챙기면 좋을 거 같다. 카페에서만 보고 정말 부족함 없이 준비해서 갔는데 같이 걸었던 외국 친구들을 보면 진짜 장비도 대충. 옷도 대충이었다. 한국 사람들이 준비성이 엄청 철저한 거 같으면서도 조금 과한 거 같기도 했다. 너무 과하면 나처럼 결국엔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버리고 오게 된다. 배낭, 등산화, 스틱 등 장비가 아예 없다면 데카트론 매장에 한 번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출발 전 준비하는 데에 있어서 너무 많은 지출은 그다지 좋지 않다.
라면은 너무 많이 안 챙겨도 된다. 거의 1주 간격으로 대도시가 나오기 때문에 좀 비싸더라도 거기에서 사면된다. 미리 챙기면 여행 초반에 다 먹을 가능성이 높고, 현지 음식을 많이 접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비용은 카페에도 많이 나와 있지만 지극히 주관적이라고 생각한다.
해외여행을 좀 오래 하고 싶은데 돈이 얼마 없다면 산티아고 순례길이 적격이라 생각한다.
순례길( 40일 ) 대략적인 지출내역 현금 1200€ ( 당시 환율 1:1300 정도 ) = 1,560,000\ 카드 237,000\ 항공권 627,000\ ( 서울에서 상해 경유 파리까지 왕복 ) 합계 2,424,000\ 대략 2,500,000\으로 40일간 여행을 했다고 보면 된다. 나는 흡연자에 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정도 썼고 함께 간 친구는 마지막 날에도 현금이 남아있었다. 순례길에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 같은 엄청난 대도시는 없기 때문에 물가가 정말 저렴한 편이다.
Buen Camino
Santiago de Compostela 산티아고 대성당.
도착하고 이때 느꼈던 감정은 정말 뭐라 표현할 수가 없다.
언제 다시 가 볼 수 있을까.
(2019.02.18 ~2019.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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